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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육아

4살 아기 자율성 기르기 | 기다려주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by mystory79457 2026. 11. 1.

아이가 두 돌이 지나면서 자주 하기 시작한 말이 있습니다. “내가, 내가 할 거야!” 처음에는 가방을 들거나 물을 따르고, 엄마에게 물건을 건네주는 등 아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에 주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옷도 혼자 입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어려워서 말처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세 돌이 되면서부터는 혼자 하겠다는 일이 점점 구체적이 되고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양치하기, 세수하기, 손발 씻기부터 옷 입고 벗기, 뒤집힌 옷 바로잡기, 지퍼 잠그기, 단추 끼우기, 입었던 옷 걸어두기까지 웬만한 일은 모두 직접 해보려고 합니다. 심지어 엄마에게 쌈을 싸주겠다거나 음식을 먹여주겠다고 나설 때도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보려는 모습은 반갑지만, 솔직히 기다리는 일이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아침처럼 시간이 부족할 때는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4살 아기 자율성 기르기 ❘ 기다려주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4살 아기 자율성 기르기 ❘ 기다려주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퍼와 단추, 매일 입는 옷으로 연습시켰습니다

아이가 지퍼 잠그는 법을 익힐 때는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퍼가 달린 옷을 계속 어린이집에 입혀 보냈습니다. 단추 잠그기를 연습하기 시작했을 때도 단추가 달린 옷을 자주 입혔습니다.

한두 번 해보는 것으로는 익숙해지기 어려운 일이지만, 일상에서 반복해서 시도하다 보면 조금씩 손에 익습니다. 일부러 연습 시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더라도 매일 입는 옷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습할 기회를 만들어 준 것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외투를 벗고 지퍼를 잠근 뒤 옷걸이에 걸어두는 일과도 있었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당시 저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이 일을 능숙하게 하지 못해 속상해하며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왜 자신은 잘하지 못하는지, 왜 다른 친구들보다 느린지 속상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편입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스스로 해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시도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날 저녁 집에서 외투를 걸고 지퍼를 잠그는 연습을 여러 번 했습니다.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다시, 다시!” 하며 열 번 넘게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연습한 뒤 며칠이 지나자 전보다 훨씬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혼자 할 수 있다며 뿌듯해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워서 속상해했던 일이 반복 연습을 통해 자신의 능력이 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무척 기뻤습니다.

결과보다 달라진 과정을 짚어줬습니다

혼자 해내는 경험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칭찬과 인정입니다. 저희 아이는 잘했을 때 알아봐 주면 무척 좋아합니다. 그만큼 인정받고 싶어 되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잘했어!”라고 말하는 데서 그치기보다, 이전에는 어려웠던 일을 이번에는 어떻게 해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단추를 혼자 잠갔을 때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까는 잘 안 돼서 힘들어했었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혼자서 해냈네!”

“단추 끼우는 거 결국에는 혼자서 다 했네? 저번에는 엄마가 조금 도와줬었는데. 진짜 많이 컸다. 대단해!”

지퍼에 옷이 끼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엄마가 도와줘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혼자 해결했다면, 그 변화를 알아봐 줍니다.

“지난번에는 지퍼에 옷이 꼈을 때 엄마가 도와줬었는데, 이번에는 혼자서 해결해 냈어. 진짜 멋지다!”

이렇게 지난번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이야기해 주면 아이가 더욱 뿌듯해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잘했다는 말을 듣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가 해낼 수 있게 된 일을 다시 보여주도록 하기도 합니다.

“아빠한테도 잘한다고 보여줘!”

그러면 아이는 자신 있게 다시 해보고, 아빠에게도 칭찬을 받습니다. 자신이 해낸 일을 부모 모두에게 인정받는 시간이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즐거운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칭찬 방식은 다르겠지만, 저희 아이에게는 결과만 칭찬하는 것보다 노력한 과정과 이전보다 성장한 모습을 알아봐 주는 것이 더 큰 기쁨이 되는 듯합니다.

기다려 주는 엄마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사실 아이를 기다려 주는 일이 늘 여유롭고 쉬운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데 단추 하나를 끼우는 데 10분 넘게 걸리면 저도 모르게 “빨리하자!”라는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혼자 해보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간이 부족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래도 아이는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어른에게는 간단한 일도 아이에게는 처음 해보는 어렵고 복잡한 과제일 수 있습니다. 지금 서툴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서툰 것은 아닙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할 때는 무조건 기다리기보다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받아도 되는지 물어봅니다.

“어린이집에 이제 가야 하는데, 혼자 하면 시간이 늦을 것 같아. 엄마가 도와줘도 될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이도 대체로 받아들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기회를 존중하되, 상황에 따라 도움을 주고받는 방법도 함께 배워가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기다림과 반복이 필요하듯 엄마에게도 기다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매번 완벽하게 기다려 주지는 못하더라도, 조금 더 기다려 볼 수 있는 순간을 늘려가려고 합니다.

왜 굳이 기다려 주려고 하는가

아이가 유치원생이 되고, 초등학생이 되고, 더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부모가 언제까지나 아이 옆에서 모든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고, 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까지 대신해 주는 것이 늘 좋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힘은 어릴 때부터 일상에서 조금씩 경험하며 길러가는 것 같습니다. 학업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도 누군가가 모든 것을 알려주고 도와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아이가 혼자 해보겠다고 하면 가능한 한 먼저 기회를 줍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직접 해볼 수 있는 일이라면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물론 아직 할 수 없는 일을 무조건 혼자 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일이라면 서툴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대신해 주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실패해도 다시 해보는 경험

아이가 혼자 해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한 번쯤 실패하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부모가 먼저 나서서 해결해 준다면 아이가 직접 시도하고 방법을 찾아볼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엄마가 해주기를 바라며 일부러 제대로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는 바로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자신의 행동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도 경험하도록 합니다. 다만 아직 방법을 몰라 어려워하는 상황과, 할 수 있지만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살피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적절하게 도와줍니다. 안전에 문제가 있거나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당연히 부모가 개입해야 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혼자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면서도,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일은 직접 시도하고 어려움이 생겼을 때 다시 방법을 찾아보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나중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아이에게 혼자 해보도록 기회를 주는 것은 단순히 옷을 혼자 입고, 지퍼를 잠그고, 단추를 끼우게 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앞으로 유치원에 다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더 넓은 사회에서 생활하게 되었을 때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내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혼자 지퍼를 잠그는 경험을 한다고해서 나중에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반드시 잘하게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어릴 때부터 스스로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해내는 경험을 쌓는 것은 아이가 자신의 힘을 믿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대신해 주면 당장은 빠르고 편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조금 서툴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직접 해볼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결국 해냈을 때는 그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아이가 얼마나 노력하고 성장했는지도 충분히 알아봐 주고 싶습니다.

물론 매일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오늘 혼자 해낸 작은 일들이 쌓여 언젠가는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가 “내가 할 거야!”라고 말하면, 마음속으로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대신해 주는 것이 편한 일인지, 아니면 아이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한 순간인지 말입니다.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가는 과정은 아이 혼자만의 연습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