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근 아이들 사이에 유행이라는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려서 11일 동안 집콕 가정보육을 했던 경험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느 날부터 아이가 자꾸 눈을 비비길래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다음 날이 되니 눈의 붉게 충혈되더라구요.끈적하 눈꼽이 끼는 것은 물론이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린이집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고 부랴부랴 안과에 갔더니 유행성 각결막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전염성도 강하고 낫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병이라 초기에 빠르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유행성 각결막염이란?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결막염의 일종입니다. 눈 분비물 접촉으로 퍼지는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고 최소 1~2주간 증상이 지속됩니다. 잠복기는 약 5일에서 7일정도이고, 유아나 소아에게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은 특히나 더 조심해야 합니다.
유행성 각결막염 증상과 11일간의 기록
처음에는 아이가 눈을 자주 비비는 것 외에 다른 증상은 없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눈이 충혈되고 끈적한 분비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겪어보니 증상이 좋아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 1~3일차: 눈을 자꾸 비비고 충혈이 시작됨. 눈꺼풀 안쪽이 붉고 끈적한 분비물이 나와서 안과에서 항생제 안약을 처방받음.
- 4~5일차: 가장 심했던 때. 아침에 일어나면 누런 눈곱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할 정도였고, 노란 눈물이 계속 흘러내려 결국 스테로이드 안약을 추가로 처방받음.
- 6~8일차: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함. 눈곱과 충혈이 눈에 띄게 줄어듦.
- 9~11일차: 분비물과 충혈이 거의 사라지고, 11일 차 진료에서 드디어 완치 판정을 받음.
유행성 각결막염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이라 어린이집, 유치원 등원은 당연히 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가정보육을 시작했는데 약 2주동안은 병원 외에는 거의 외출을 할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붙어서 보육을 해야하는 저 역시나 결국 옮고 말았는데요. 어쩔 수 없었지만, 저희 집은 가족이 차례로 걸려 약 한달 반 동안 정말 힘들었답니다.
안약 넣기 꿀팁
하루에 몇 번씩 안약을 넣어야 하는데, 아이가 눈앞에 뭔가 다가오면 기겁을 하고 울부짖어서 정말 진이 빠졌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 안약을 넣는데 거의 30분이 넘게 걸렸는데요. 먹을 것으로 회유해보기도 하고, 가만히 있어라 하고 다리로 붙잡기도 해보았지만 혼자서는 아이에게 안약을 넣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미디어의 힘을 빌리기로 했는데요. 치과에 가면 아이들이 누워서 천장에 달린 TV 화면을 보며 진료를 받듯, 아이를 눕히고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 들어올리고 화면에 시선이 팔린 찰나의 순간에 안약을 톡 떨어뜨렸습니다. 이렇게 쉬운 안약 넣기가 있을까요, 아이도 안 울고 이 방법이 가장 확실했습니다.
11일간 가정보육하며 느낀 점
하루 종일 아이랑 집에 갇혀 지내다 보니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멘탈 관리도 중요하더라고요.
첫째로, 엄마가 옮는 건 거의 피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전염성이 워낙 강해서 결국 우리 집은 엄마, 아빠도 차례로 다 옮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둘째로, 집안일이나 삼시 세끼는 조금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집에 온종일 붙어 있을 때는 평소처럼 살림하려고 하면 엄마가 먼저 지칩니다. 밥도 대충 차려 먹고, 청소도 미루고,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도 주면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시간을 보내야 이 기간을 버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이가 눈을 자주 비비거나 미세한 충혈을 보인다면 방치하지 마시고 바로 안과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눈곱이 많이 끼기 시작하면 더욱이요.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라 밖을 나가지 못해 아이도 답답하고 엄마도 지치는 시간이지만, 위생 관리 잘하면서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면 지나가긴 하더라고요. 비슷한 상황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